오후 5시.

어김없이 퇴근을 알리는 애플워치의 알람이 울린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는 일상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장모님 찬스로 아이 유치원 하원시간에 맞춰진 이 알람을 무시하고 있다.

덕분에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써본다.

감사합니다 장모님.

 

#1

2021년은 비대면으로 시작해서 비대면으로 끝난 한 해였다.

코로나가 만든 물리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람 사이의 마음의 거리도 그만큼 멀어지게 만든 것 같다.

다들 비슷하겠지만, 인간관계의 범위가 점차 좁혀지고 결국에는 가족만 남았다.

그럼에도 이런저런 이유들로 작년에는 후에 곱씹을만한 가족과 함께한 선명한 추억들을 많이 만들지 못했다.

흐리멍텅한 시간을 보낸 것 같아서 아쉽고 또 아쉽다.

 

#2

아직 코로나가 끝난 건 아니지만 일상이 점점 회복되고 있다.

학교에서도 이번 학기부터 대면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캠퍼스에 돌아다니는 활기찬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내 에너지도 무선충전되는 느낌이다.

연구실에서 모니터 들여다 보고 있으면 금새 방전되기는 하지만 =_=;;

 

#3

참 감사하게도 올해부터는 학과장을 내려놓게 되었다.

임용되고 10년동안 쉼없이 달려오기만 한 것 같은데, 이제야 비로소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있다.

그동안 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은 없었는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한다.

올해는 나에게 ','의 한 해가 될 것 같다.

 

창밖을 보니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

새로운 해로 바뀐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봄이 온 모양이다.

陰陽消長의 섭리대로 지난했던 의 시간이 가고 이제 의 시간이 오고 있다.

학기 초 느껴지는 설레임 가득한 봄의 기운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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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재우고 소파에 한참 멍하니 앉아있다가 이 글을 쓴다.

 

#1

2020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늘상 연말이 되면 느끼던 약간의 들뜬 기분이 올해는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마음 한켠에 자리한 무거운 짐이 나를 계속해서 침잠하게 만든다.

올해 초에는 엄마가 올해 말에는 동생이 큰수술을 받았다.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가족들의 건강이 무너지니 당혹스럽기도 하고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

가족들은 언제까지고 내 곁에 당연히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그들이 언제든 훌쩍 떠나버릴 수 있다는 너무도 당연하지만 불편한 사실을 자각한 이후로 내 삶이 무거운 추를 달아놓은 듯 힘겨워짐을 느낀다.

그럼에도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일을 하고 육아를 하고 내 기분과는 상관없이 웃고 떠드는 사회생활을 해야한다. 어른이니까.

힘들다고 투정부릴 수도 없고, 내 짐을 다른사람과 나눌 수도 없다. 내가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

나는 참 긍정적인 사람이지만, 이런 일은 내가 전에는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종류의 어려움이라 많이 힘이 든다.

 

#2

2020년은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났다.

처음에 별 것 아닌 것 처럼 보였던 바이러스는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나 썼던 마스크는 어느샌가 필수품이 되어버렸고, 날마다 지역 내 확진자를 체크하며 휴일을 집에서만 보내는게 일상이 된 한 해였다. 사람들은 이러한 변화에 생각보다 잘 적응해 가고 있다.

코로나가 트리거가 되어 예상보다 빠르게 언택트 시대가 도래했고 AI, IT, BT 등의 기술혁신과 세계적인 경제성장률 둔화 등의 여러 잠재적 요인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사회 경제적인 변화를 이끌어 궁극적인 미래사회에 한걸음 성큼 다가간 것 같다.

변화의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과거 2000년대 초반 10년의 변화가 올 한해에 일어난 일들과 견줄만 한 것 같다. 가히 격변의 시대라 할만하다.

시대의 변화에 대한 큰 고민없이 남들 사는대로 공식처럼 정해진대로 살아가던 시절은 이제 저무는 것 같다.

격변의 시대 속에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잘 예측하고 대비해야 할터인데..

 

#3

아들은 잘 자라고 있다. 참 감사한 일이다.

아들이 말을 잘 못할 때에는 말귀를 알아들으면 육아가 훨씬 수월해질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착각이었다.

말을 잘 하는 지금이 더 힘들다. 개구쟁이라 장난도 많이 치고 훈육이 필요한 잘못된 행동도 많이 한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자식이지만, 잠을 잘 때가 가장 예쁘다.

아들이 말을 안듣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부족한 점도 많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더 기다려주지 못하고 더 달래주지 못하고 더 놀아주지 못한 것 같아서 아들한테 미안하다.

좋은 아빠가 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4

학교에 새로운 교수님이 오셨다.

한 분 모시는 것도 쉽지 않아 수 년을 기다렸는데, 운 좋게도 올해부터는 두 분의 교수님과 함께하게 되었다.

두 분 모두 성품이 훌륭하신 것 같다. 좋은 직장동료이자 친구가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학과의 막내교수로 혼자서 힘에 부쳐 했었던 일들도 이제는 후배교수님들과 함께 수월하게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학과장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구나. 전교수님 감사합니다.

 

고단했던 2020년이 끝나간다.

인생사 새옹지마지만, 힘든일은 올해로 끝나고 내년에는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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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생각에 2020년이 되면 하늘에는 자동차가 날라다니고, 집안일은 로봇이 대신해주고, 화성에 소풍 가고 그럴거라 믿었다. 엊그제 뉴스를 보니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 대한 현실적 비전이 제시되고 있고, 집안일은 어렸을 때 생각했던 사람과 비슷한 모양의 그 '로봇'은 아니지만 설거지는 식기세척기가, 청소는 로봇청소기가, 의류관리는 스타일러와 건조기가 해주고 있다. 화성으로 떠나는 것도 아직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엘론 머스크가 구체적인 비전을 가지고 추진중이니 어렸을 때 꿈꾸었던 것들이 대부분 현실이 되었거나 곧 현실로 다가오는 듯 하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삼십여년 전 2020년을 꿈꾸던 때와 지금이 큰 차이가 없게 느껴지는 것은 '상상'과 '현실'의 차이일 수도 있고, 그 변화의 과정을 내가 오롯이 경험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세상이 바뀐 것만큼이나 그 때의 '나'와 비교해 지금의 '나'도 많은 것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나는 이걸 보지는 않았다.

철학에 별 관심도 없던 내가 나이가 40이 가까워지니 공기처럼 의식하지 못하던 시간이라는 것이 궁금해져서 유튜브를 뒤져보았다. 물리학 전공자가 아니라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 많지는 않았지만, 한가지 기억에 남았던 것은 '시간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흐른다'라는 시간의 방향성에 대한 설명이었다.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사실 엔트로피가 증가하지 않는다면, 다시 말해서 '변화'가 없다면 해당 개체에 시간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내가 태어난 뒤 살아오면서 세상과 소통하며 증가시켰던 엔트로피들 그 작은 변화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해도 될지 모르겠다.

 

누구나 그러하듯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자연스레 회상할 과거가 많아지고 때로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을 갖게 된다. 보통 과거의 기억은 추억보정이 되어 미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나는 과거의 나도 좋지만 지금 2020년의 내가 좋다. 슬프게도 젊음은 잃어가고 있지만 가능성만 존재하던 그 때에 비해 많은 것들이 구체화되고 자리가 잡힌 지금의 삶이 훨씬 만족스럽다. 어짜피 시간의 방향성은 정해져 있기에 앞으로 지천명, 이순의 나이가 되도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면 좋겠다. 죽을 때 후회없는 삶을 살았다고 말하는게 이런게 아닐까 싶다. 그럴려면 내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좌표의 흐름 안에서 어떠한 변화들을 만들어 나가야 할지 찬찬히 생각해봐야겠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것은 건강관리 밖에 없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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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쓴다. 아이디와 비번을 잊어버려서 로그인을 하지 못해 한참을 버벅이다가 겨우 들어왔다. 블로그에 내가 썼던 글들을 보면, 잊고 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나서 기분이 참 좋다. 마치 오래된 일기장을 꺼내본 느낌이랄까? 

글을 읽을때면 늘 느끼는 바지만 좀 더 블로그에 기록을 많이 해두었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속에 블로그에 글을 쓸 만큼의 마음의 여유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되버린 것 같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의 시간은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마음의 여유는 점점 줄어드는 것을 느낀다.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구분했을 때 예전과 비교해서 쉬는 시간의 절대적 길이가 짧아진 것은 아니지만, 쉬는 시간에 정말 마음편히 여유롭게 쉬지 못하는 듯 하다. 여유시간이 생기면 핸드폰만 들여다보는게 원인인가 싶어서 어렸을 때 로망이었던 플레이스테이션과 레이싱휠을 샀는데 사는 과정에서의 즐거움은 컸지만 게임 자체는 내가 예상했던 만족감을 주지는 못했다.

사실 몇번 하지도 못했다.

아! 이런게 유부남의 삶인가...

 

그런데 신기하게도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은 내가 편하게 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은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라는 것을 나 스스로 자기암시해서일까?

이유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내가 힘들게 로그인 한 이유는 다음에 블로그에 들어와서 느낄 내 소소한 행복을 위해 또 올 한해 기억을 남기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1. 올해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많은 일들 가운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은 이사를 한거다. 전에 살던 신혼집은 새로 물건을 들여놔서 이사를 한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4년의 시간동안 불어난 짐들을 옮기는 진짜 이사를 해보니 이것저것 신경을 쓸 곳이 참 많았다. 집 매매부터 시작해서 하자접수까지 하다보니 11월은 어떻게 지나간지 모르겠다. 하나하나 알아보고 결정하고 실행하고 하다보니, 이제 내가 나와 내 가족을 책임지는 진짜 어른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한 집은 참 좋다. 거실은 티비도 없이 아들을 위한 운동장 시즌2가 되었고, 창고가 많아서 짐을 잘 정리해 놓았다. 또 미처 접하지 못했던 새 아파트의 신문물들이 소소한 편리함을 가져다 주고 있다. 여기가 우리 가족의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길 바래본다.

 

2. 아들은 다행히 잘 크고 있다. 건강하게 잘 크고 있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때 되면 남들 걸리는 것은 빠지지 않고 다 걸려서 소아과를 자주 드나든다. 항생제를 너무 많이 먹이는 것 같아 걱정도 된다. 봄에는 폐렴으로 처음으로 입원도 했었는데, 아이도 어른도 많이 힘든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아빠 엄마가 맞벌이라서 아들을 돌보는게 소홀해 잔병치레가 잦은 건 아닌지 자책이 많이 된다.

올해 봄부터 아들이 어린이집에 나가기 시작했다. 학부모가 된다는게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걸 알게되었다. 내 자식이 다른 아이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는 것은 부모의 작은 소망이지만 세상일이 다 그렇듯이 내 뜻대로 술술 풀리지는 않는 것 같다.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 천천히 가르치며 기다려보려고 한다.

아들아! 친구들 그만 물어라.

3. 와이프가 내년부터 새로운 시작을 한다. 기대와 설레임 반 걱정 반인 것 같다. 도전은 앞에 뭐가 나올지 모르는 숲을 헤쳐나가는 일이다. 그 끝에 무엇이 있든 지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 꼭 목적지에 도달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4. 마일리지를 긁어모아 1년 전부터 예약한 여름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일본 4개의 큰 섬 중에 한번도 갈 기회가 없었던 북해도로 갔는데 여름과 북해도의 조합은 참 좋았다. 찌는듯한 우리나라를 벗어나 마주한 선선한 조금은 쌀쌀한 가을 느낌의 북해도는 훌륭한 피서모델임을 느꼈다. 이번 여행은 엄마와 함께하는 첫 해외여행이었는데, 살갑지 못한 아들이 다행이도 살가운 며느리를 만나서 엄마와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와이프한테 참 고맙다. 아들이 비행기에서 계속 칭얼대서 고생한 것만 빼면 완벽한 여행이었다.


5. 학교 일은 하려고들면 끝이 없고 하지 않으려고 하면 안해도 큰 문제가 없는 일이 태반이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위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데, 내년에 와이프가 일을 시작하게 되면 가정 쪽으로 더 기울 것 같아 걱정이 된다. 강의는 이제 별 부담이 없지만, 연구 부분은 많이 아쉽다. 내가 직접 챙겼으면 일의 진척이 더 빨랐을텐데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가버린 것 같다. 그럼에도 인복이 있어서인지 유능한 대학원생이 들어와서 내가 생각한 많은 부분을 실현시켜 주고 있다. 지도교수로서 좀 더 신경을 많이 써줘야 할텐데라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방임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중에 배우는 것도 많을거라 믿는다. 내가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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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꼭 연말이 되면 나도 모르게 블로그가 떠오른다.

'업데이트 해야되는데...'

올해도 2017년 마지막 날이 며칠 남지 않은 지금 블로그에 접속해서 일기를 쓰고 있다.

 

1. 아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감사하다. 누워만 있던 아기가 뒤집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기고 이제는 뛰어다닌다. 덕분에 아래집에서 층간소음에 주의해달라는 연락도 받고 거실을 매트로 도배를 했다. 신혼집 인테리어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걸 뒤늦게 깨달았다. 이맘때쯤의 조카는 딸이라서 그런지 차분히 앉아서 놀았던 것 같은데, 우리 아들은 잠시도 쉬지를 않는다. 잠깐 한눈을 팔면 변기물을 손으로 휘젖고 그 손가락을 빨고 있고, 칼을 들고 있고, 식탁 위에서 만세를 부르고 있다. 식탁은 그래서 거실에서 치워버렸다. 밥도 주방에서 서서 먹지만 나를 보고 웃으며 품에 안기는 아들을 보고 있노라면 행복한 마음이 가득하다. 육아로 몸이 고되고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가지기는 힘들어졌지만, 아들이 내 삶에 함께해줘서 참 감사하다.

 

2. 2년전 건강검진에서 혈중지질농도가 위험수준이 나왔는데, 그즈음 많이 먹었던 아이스크림 때문일거라 생각하고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그런데, 올해부터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달전에는 면역력이 심하게 떨어진 사람이 걸린다는 대상포진으로 고생했고, 올해 있었던 검진결과 고지혈증은 그대로 위험수준이고 혈당은 IFG 상태인데다가 혈압까지 높게 나왔다. 내가 강의시간에 수없이 얘기했던 성인병 친구들인데, 내 몸이 성인병 초기단계라니... 아는게 많으니 그만큼 걱정도 많아지고 지금부터 관리하지 않으면 예후가 좋지 않겠다는 생각에 건강을 챙기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항상 나는 젊다고 생각해서 건강관리는 남의 일처럼 생각했었는데, 나도 어느새 관리가 필요한 나이가 되었나보다. 요즘, 스마트밴드도 차고 날마다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건강을 고를텐데, 그동안 내 건강을 챙기는데 너무 소홀했었던 것 같다.

 

3. 매년 관성적으로 연구재단에 냈었던 연구계획서가 이번에 덜컥 선정되었다. '설마 되겠어'라는 생각에 아이디어만으로 작성했던 계획서가 선정되고 나니 마냥 즐겁기만 하지는 않다. 지금껏 쭉 대학원생이 있다가 올해 처음으로 대학원생을 못받았는데 하필 지금 이 타이밍에 과제가 되서 난감했다. 연구비 쓰는 것도 서류작업할게 많은데, 혼자서 해야하니 일만 늘어난 느낌이다. 급한데로 학부생으로 팀을 꾸려 랩을 운영해 나가고는 있는데, 생각처럼 일이 진척되지 않는다. 내가 직접 실험해야 되는데 강의도 많고, 학과장을 맡아 행정일로도 시간을 많이 뺏기고 있다. 두 달 정도만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희망사항일 뿐이다. 그래도 내년에는 대학원생이 들어오니 조금만 더 버텨보자.

 

4. 여름에 싱가폴에 다녀왔다. 아기가 생기고나서 한동안 해외에 나가지 못했는데, 티비에 나오는 여행프로그램을 보다가 싱가폴이 휴가지로 급 결정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싱가폴의 이미지는 강력한 법규와 준법정신이 투철한 시민의 모습들 이었는데, 그 곳도 사람사는 곳이라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싱가폴은 도시국가이다보니 도시 전체가 잘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특히, 마천루의 야경은 홍콩이나 상해보다 더 아름다웠다. 마리나베이 수영장 물에 몸 담그고 바라봐서 보정되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 여행코드는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것이고 와이프는 새로운 것을 보고, 먹고, 경험하며 그 나라를 느끼는 것인데, 싱가폴은 우리 부부의 서로다른 여행코드를 모두 만족시켜주었다. 여행이 좋은 것은 짧은 시간에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이번 여행은 성공적이었다.

 

이제 내일이면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이제는 얼마남지 않은 30대의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보다는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감사해야 할 일들, 사람들이 너무 많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나는 아주 잘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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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우연히 블로그에 들렀다가 올해 업데이트가 하나도 없는 것을 발견했다.

해가 바뀌기 전에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이제야 글을 쓴다.


올한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일들과 함께하며 뒤돌아 볼 여유도 없이 정신없이 달리다보니 어느새 올해의 끝자락이다.

한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점에 여러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이 드는 것은 예년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내게 2016년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새로운 인연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올해 아빠가 되었다. 

아기가 처음 태어나던 순간 그리고 아기가 내 손가락을 쥘 때 사실 실감이 안났다. 밥도 주고 기저귀 갈고 목욕도 시키면서 아이와 함께하는게 일상이 된 요즘에는 아이의 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깔끔하던 집은 모든게 아기 위주로 바뀌었고 생활패턴도 완전히 달라졌다. 신경 쓸 것도 많고 몸도 힘들지만, 아침에 일어났을 때, 퇴근 후 집에왔을 때 나를 보며 웃는 아이는 큰 기쁨이다. 아이가 건강하게 바른사람으로 잘 자라기만 한다면 더 바랄게 없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점점 책임도 늘어가지만, 지켜야 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학교에 온지도 올해로 벌써 5년차가 되었다.

아기 덕분에 보직에서 물러날 수 있었지만 학과에서도 많은일들이 날 반갑게 맞아주었다. 내년부터는 학과장도 해야하는데 연구할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조급한 마음이든다. 학교생활이 익숙해지다보니 나도 모르게 현실에 안주하려 하거나 타협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 것 같다. 무슨일이든 타성에 젖으면 발전이 없는법인데, 처음의 열정을 잊지 않으려 노력해야겠다.


요즘 최순실때문에 나라가 많이 시끄럽다. 

국정농단, 비리, 부정부패 등이 총망라된 부끄러운 우리나라의 현주소이다. 파도파도 새로운게 나오니 놀라움에 대한 역치가 올라가게 된 것 같다. 이 상황이 안타깝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사회의 어두운 면이 자주 드러날수록 그만큼 밝아지게 될 것이기에. 지금은 좀 더 나은 사회, 국가가 되는 과정 중에 성장통을 겪는 단계가 아닌가싶다. 올해부터 시행한 김영란법을 비롯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건강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우리 바램처럼 빠르진 않지만 사회는 점점 투명해지고 있다. 내 아이가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쯤에는 경제적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성숙한 우리나라가 되어있을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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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바뀌면서 논문검색 즐겨찾기가 없어져서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렀다.

작년 5월쯤에 업데이트 하고 그 뒤로는 바빠서 블로그에 너무 소홀한 것 같다.

 

그사이 많은일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일을 꼽으라면

결혼을 한 일과 학교에서 보직을 맡게된 것이다.

 

총각시절 막연히 생각했던 결혼생활보다 훨씬 더 좋다.

아내와 더불어 처가에 새로운 가족들도 생기고 우리 가족에게도 아내가 새로운 가족이 되었다.

내 가정을 꾸린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책임감과 안정감을 준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게 어렵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래도 인생의 동반자가 생겼다는 생각에 마음 한켠이 든든하다.

내가 더 주고 베풀려고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지.

 

그리고 또 한가지 큰 일.

연구와 강의만 하던 내가 작년 9월부터 보직을 맡게되면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고 있다.

일의 무게와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기에 하나하나 결정하고 결재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교수로만 살았다면 알지 못했을 부분들에 대해 알게되고 깊게 고민하게 되었다. 

사실 내가 이런 경험을 하고 고민을 하는게 내 개인적인 인생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오히려 연구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어서 내 본분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중요한 자리에 있는 나는 이런 생각보다는 학교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일이 힘들어도 내가 하고 싶어했던 일을 했을 때는 마음이 힘들지는 않았는데, 요즘은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가고 있다. 이제 1년 남짓 남았는데, 다시 내 자리로 돌아가는 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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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블로그에 들른다.

늘 바빴지만, 최근에는 그 정도가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학위과정 중에도 날을 샌적은 없었는데, 연구실에서 아침에 해 뜨는 것을 보았다.

교육과 연구에만 전념하는 교수가 되고 싶으면 정말 미국으로 가야하나보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지금 이런 생활이 즐겁다.

내가 다른 이에게 중요한 사람으로 여겨진다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올해부터 영어강의를 시작했다.

첫시간에 수업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오리엔테이션으로 A4 한장 정도 대본을 만들어서 외웠는데,

한챕터 말하고는 막혀버렸다. 머리는 백지장처럼 하얘지고, 등뒤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고...

공개강의할 때도 안떨었는데, 나는 긴장같은 건 안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지금은 그냥저냥 하고는 있지만, 

학생들이 얼마나 내 말을 이해하는지는 물음표다.

강의평가를 보고 2학기 때는 뭔가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사실 영어강의가 부담이 되는건 사실이지만, 영어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어서 좋기도 하다.

나이브한 나란 사람은 스스로 노력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기에...


올 봄은 날씨가 참 좋은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바쁠 때 여유가 찾아왔다.

한국에 온 뒤로 봄에 돌아다닌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여기저기 다녀서 봄기운을 많이 느낀 것 같다.

난 사계절 중에 가을만 좋아했었는데,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봄도 마음에 든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이성적이 되어 간다고 생각했는데,요즘 심장이 뛰는 걸 느낀다.

다시오지 않을 서른셋의 봄. 행복함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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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중한 서른 둘의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상대성이론이 여기도 적용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늙어서 생체 대사 속도가 느려져서 그런지 시간은 참 빨리도 간다.

벌써 한학기가 끝나고, 2학기 개강도 이제 한달남짓 남았다.


요즘 무지하게 덥다.

집에서도, 차에서도, 학교에서도 에어콘만 틀어놓고 살다보니 코가 맹맹해서 감기 걸릴 것 같다.

건강 잘 챙겨야 되는데...

연구실에서 하루종일 병든닭처럼 모니터 보고 논문쓰고 있다.

실험하는게 쉬는거라던 포닥 때 교수님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는다.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는 요즘이지만,

작년보다는 올해가 더 나아진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뿌듯하다.

올해엔 나의 첫제자가 생겼고,

처음으로 내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논문도 나왔고,

얼마되진 않지만 연구과제도 하나 시작했다.


지금 여기는 한강이 바로 앞에 내려다 보이는 호텔이다.

시설이 구린 것 빼고는 전망은 나무랄데가 없다.

9시까지 일하고, 방에 들어오니 할게 없다.

노트북 들고 오길 참 잘한 것 같다.

브레이킹 배드 봐야되는데, 정신이 혼미해서 내가 마약한 것 같다.

너무 일을 열심히 했나 -_-;;

오늘 여기서 우리 학교에 계시다가 세명대 한의대로 가신 임교수님을 만났다.

내게는 은사님이신데,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면서 도움 많이 주라고 말씀하셔서,

내가 좀 부끄러웠다. 아직 많이 부족한데 운좋게 자리를 잡아서 과분한 대접을 받는 것 같다.


요즘 살면서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한다.

일에도 여유가 필요하고, 

인간관계도 조급함은 잠시 던져두고 여유를 가지고 자연스럽게 만들어가고 싶다.

인생은 타이밍! 

 

啐啄同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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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겨울이 가고 어느덧 캠퍼스에도 개나리가 만개하고 있다.

陰陽이 서로 변하는 陰陽消長의 원리가 피부에 와 닿는듯한 느낌이다.


작년에는 일에 치여서 계절의 변화에 많이 무뎌진 탓에, 봄의 꽃도 여름의 더위도, 그리고 가을의 낙엽도 기억나지 않는다.

 

올해도 하나씩 늘어가는 잡무와 직책에 늘 바쁜 하루하루지만 봄이 오는 것을 느끼는 나의 마음은 한층 여유가 생긴 듯 하다.


지도교수님의 말씀처럼 지금이 내 인생의 황금기일진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지금도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늘 무언가를 하면서 바쁘게 지내지만, 무언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든다.


흘러가는 시간속에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가치있는 인생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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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랜만에 기차를 탔다.

역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릴 때 드는 느낌은 버스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버스가 목적지까지의 도착이 목적이라면 기차는 이동도 여행의 일부인 것 같은 느낌?

 

어제는 눈까지 내려서 더 좋았다.

뭔가 여유로운 느낌이 들었다. 사실 지금도 무언가에 쫒기고 있는 건 아니지만.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을 조금이나마 벗어나는 것 같아서.

 

돌아오는 길에는 케텍스도 끊기고 무궁화도 좌석이 매진되서 서서 왔는데

사실 기차에 사람이 서서 타는 것은 처음 봤다.

다들 벽에 기대서서 스마트폰 들여다 보고 있는데,

나는 별로 할 것도 없고 해서 한시간 반 동안 논문 한 3개 본 것 같다.

평소에는 귀찮아서 잘 안봐지던건데 그런 상황에서 읽으니 시간도 잘 가고 좋았다.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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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

이곳에 글을 남길 때면 나 자신을 돌아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내가 그동안 어떻게 살았나. 잘 살고 있는건가.

나중에 내가 썼던 것들을 읽어보면 그 때의 기분이나 생각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2012년에는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다.

그토록 바랬던 꿈을 이뤘다는 기쁨과 설레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고,

늘 해왔던 일마냥 당연한 일상이 되버린 채 벌써 가을도 끝자락이다.

난 가을을 참 좋아하는데, 이번 가을은 낙엽도 제대로 밟아보지 못했다.

많이 아쉽다.

 

앞으로 어떤 가치를 추구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내가 남길 수 있는게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데 요즘 나는 시간이 나면 아무생각 없이 멍하니 쉬기 바쁘다.

본질적인 진짜 일과는 거리가 있는 여러 가짜 일들에 시간을 보내며 나는 열심히 산다고 자위하며 현실에 안주하고 싶지는 않다. 마음 한켠에 늘 드는 생각이다.

하지만, 내 스스로 중심을 잡고 뭔가를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가기에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어떻게든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만, 어떤식으로 해결이 될지는 나에게 달려있다.

 

지금이 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시점인 것 같다.

지금의 선택들에 의한 미래의 내 모습은 어떨까?

다음에 내가 이 글을 다시 읽었을 때 미소가 지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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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난 곳은 서울이지만, 어릴 때부터 지방에서만 지내다 보니 서울은 막연히 먼 곳이라는 느낌만 있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교통이 발달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서울까지의 물리적 거리는 참 많이 가까워진 것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 서른이 넘도록 서울을 관광의 목적으로 가본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도쿄타워는 가봤어도 남산타워는 본적이 없었고, 오페라하우스는 가봤지만 대학로 소극장은 어떻게 생긴지 모른다.

난 정말 제대로 촌놈인 것 같다.

사실 그게 별로 부끄럽지 않기도 하고.

 

지난주 일요일, 태어나서 처음으로 서울을 관광의 목적으로 올라갔다.

이촌동에는 사촌누나집만 있는줄 알았는데, 엄청나게 큰 국립중앙박물관도 있었다.

전시물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보려면 2박 3일은 봐야할 것 같았다.

우리나라 박물관도 참 좋구나.

새삼 느꼈다.

박물관에서 마주친 많은 애들을 보며, 이래서 학부모들이 서울에 살려고 애를 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프라가 다르구나.

 

명동은 티비에서 많이 보던 곳이다.

뭔가 특별한건 없었다.

일본인하고 중국인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번화가.

그리고 영양센타에서 삼계탕.

다음에는 전기구이 도전?

명동성당은 이름만 들어보고 본적이 없었는데, 역시 서울의 대성당다웠다.

넓은 성당. 빽빽히 들어찬 사람들. 신성한 파이프오르간 소리.

근데, 오르간 소리가 드라마 유령에 나온 거랑 비슷해서 웃겼다.

 

덕수궁은 말만 많이 들었지 어디있는지 누가 살던 곳인지 몰랐었다.

덕수궁 돌담길이 좋다는 얘기만 기억난다.

덕수궁 옆에 서울시청하고 광장이 있었다.

월드컵 때 티비로 보던 곳에 직접 가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덕수궁은 고종이 살던 곳이라 한다.

고궁가운데, 구식건물과 신식건물이 유일하게 공존하는 그 곳은 나름 이국적이었다.

날씨가 좀 더 선선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미술관은 코린트식 석조전은 이오니아식.

돌담길은 다음 기회에.

 

미칠듯한 더위에 나를 위해 고생해준 태모 선생님께 심심한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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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온지도 이제 일년이 다되간다.
처음에 느꼈었던 설레임, 두려움, 긴장감들은 사라지고 이제는 그자리를 익숙함이 대신하고 있다.
얼마전에 한국에 다녀왔는데, 한국에 가서도 익숙했고,
다시 여기 그린빌에 돌아와서도 똑같은 익숙함을 느낄 수 있었다.

미국에서 포닥으로 있으면서 내 자신이 한단계 성장했다는 느낌이 든다.
학교를 벗어나 사회인으로서 내가 돈을 벌어 생활하고, 모든일을 내가 결정해서 독립적으로 해나갔던게, 사실 처음이었다.
첫 사회생활을 말도 잘 안통하는 타지에서 하려니 고생도 많았지만, 그만큼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난 참 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함께 한다는 것에 감사한다.
전공도 다르고 논문 실적도 부족한 나를 열정 하나만을 보고 뽑아주신 이면희 교수님.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나도 최선을 다해서 연구에 매진했다.
이제 연구성과도 나올만 하고, 한참 바빠지고 있는데 이렇게 갑작스레 떠나게 되서 죄송할 따름이다.
한국에 가서도 교수님과의 연구의 끈은 놓지 않을 생각이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미국에 온 나를 동생처럼 챙겨준 민이형.
민이형이 없었다면, 내 미국생활이 훨씬 더 어려웠을거라고 생각한다.
한없이 고마운 사람이다.
가끔 철 없는 행동에 혈압이 오르기는 하지만-_-

룸메형과 더불어 그린빌에서 몇안되는 또래로 친하게 지냈던 영욱이.
미국에서의 추억은 대부분 영욱이가 만들어준 것 같다.
또다른 상선이를 만난기분 ㅋㅋ
영욱이를 보면서 미국에서 정착해서 사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실험실 아줌마 새라.
나를 너무 경쟁 상대로 생각해서 중간중간 삐걱거리기는 했지만,
내가 힘든일이 있을 때 자기일처럼 도와주는 사람은 새라밖에 없었다.
가장 큰 문제였던 차를 사고 파는 것 모두 새라덕분에 쉽게 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의 thanksgiving day 추억을 만들어 준 것에도 너무 감사한다.

이외에도, 실험실에 나와서 많이 도와준 혜림이도 고맙고,
항상 친절하게 대해준 Dr. Maria도 TMEFF2 연구 대박났으면 좋겠고,
옆방에 열심히 연구하는 Dr. Yang도 ivy와 잘 살았으면 좋겠고,
내게 항상 웃어주던 division chief Dr. Asch도 잘 지냈으면 좋겠다.

긴 인생에 있어서 짧은 일년이었지만, 미국에서의 경험과 추억들은 내 인생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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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더웠던 6월 중순에, 한국에서도 안갔던 놀이공원을 갔다 왔다.
놀이공원이 주는 즐거움이란, 안전이 보장된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스릴이지.

미국의 놀이공원은 뭔가 특별한게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었는데,
그런건 없었다. -_-;;
그냥 스케일만 좀 클뿐.



롤러코스터를 타는데, 수직강하를 거의 5초 동안 하는 거다.
재미있었다 =_=
어렸을때는 많이 무서웠는데 지금은 나이를 먹어서인지 별로 안무섭다 ㅋㅋ

기념품 가게에 있던 penny press machine.
penny 1개랑 quarter 2개를 넣으면 penny를 기계로 눌러서
양각 음각 모양의 기념주화를 만드는 기계다.
관광지마다 고유의 모양을 새겨주기 때문에, 기념품으로 간직하기 좋은 것 같다.
난 B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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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요일날 atlantic beach에 다녀왔다.
월요일이 memorial day여서 좀 여유가 있었다.
한국에서 운전해서 2시간이 넘어가는 거리면 부담스러웠는데,
여기는 바로 근처라고 생각을 한다.
이런게 바로 대륙의 마인드인듯.
좁은 땅에서 사는 한국사람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대서양을 만난다는 기분에 설레였는데, 막상 가서 보니 바다는 다 똑같다!
그럴줄 알았어 -_-;
그래도 나름 괜찮았다. 백사장에 모래도 고왔고, 파도도 꽤 높았다.
바다가서 노는걸 찝찝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가서 그런지 아니면 더울 때 가서 그런지 재미 있었다.
2시간 좀 넘게 놀았는데 왠종일 논 것처럼 힘들었다.


차사고 처음으로 장거리 운전을 해봤는데, 크루즈 기능이 정말 편하다는 걸 느꼈다.
왠지 저절로 차가 가는 느낌이다. ㅋㅋ
오는길에 저녁으로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왜 미국애들이 살찌는줄 알게됬다.
미디엄으로 먹었는데 고기가 그냥 입에서 녹는다 -_-;;
그나저나 엔진오일 갈아야 되는데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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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온지도 벌써 한달이 넘었다.
오기전에는 막연한 두려움과 설레임이 있었는데,
지금은 벌써 여기 생활에 익숙해져 가는 나를 보게 된다.

한국 사람이 거의 없다고 들어서 거의 혼자 생활 할 줄 알았는데,
룸메이트인 민이형이나 영욱이 종민이랑 자주 어울려 지내다보니 가끔은 여기가 한국인지 미국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Tokyo에서 소주 마시면서 얘기하고 있을 때는 정말 한국에 있는 것 같다.

나는 참 인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날 믿고 지원해주신 전훈 교수님 덕에 몸은 조금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편안한 대학원 생활을 할 수 있었고,
별다른 트러블 없이 무사히 학위를 받을 수 있었다.
여기와서도 분야가 완전히 달라서 헤매고 있는 나를 이면희 교수님께서 잘 이끌어 주시고 있다.
전화 통화에서 들었던 느낌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내가 본받고 싶은 PI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실험이나 연구를 employee로서가 아니라 co-worker로서 자기일처럼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얼마가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열심히 해서 좋은 실적도 많이 내서 서로가 윈윈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랩에 박사과정 대학원생인 Sarah도 참 nice한 아줌마다.
인종차별도 없고, 친절하고, 날 많이 도와줄려고 애쓴다.
겉치레의 친절함은 모든 미국 사람들에게서 보이지만, Sarah에게서는 마음에서 나오는 친절함이 보인다.
내가 2번이나 payment가 딜레이 되는 것을 보고 경제적으로 자기가 도와준다는 말을 했었는데,
이제 겨우 한달정도 본 낯선 이방인한테 가정이 있는 미국 아줌마가 그런 얘기를 한다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온지 한달도 안됬지만, 이제 실험실에 가면 별다른 지시가 없어도, 이것저것 일을 찾아서 할 수 있을 정도는 됬고,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벌써 서너가지는 된다.
리뷰논문도 하나 작성중이고. 뭐 물론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올려놓는 거지만.
내가 했던 분야가 아니다 보니,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해서 사실 쉽지는 않다.

미국에 오기전에는, 2년동안 죽었다고 생각하고 논문만 많이 써서 교수잡을 잡자라는 생각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논문도 많이 써야겠지만,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정말 science라는 것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포닥이 필수라고 해서 정말 하기싫은 것 마지 못해 하자는 마음가짐 이었는데,
지금은 내가 만약 포닥과정 없이 교수가 되었다면 정말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 같다.

내가 지금 가장 걱정하는 것은 영어다.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대로 2년이 지나도 지금 영어 쓰는 것과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그냥 대충 알아듣고, 대충 짧게 말하기는 지금도 대충 한다.
그런데, native처럼은 아니더라도, 자기 생각을 온전히 표현할려고 하다보면, 자꾸 머리에서 막힌다.
단어가 생각이 안나고, 문법도 틀리고 머리가 뒤죽박죽이 된다.
듣기도 사람마다 말하는게 천차만별이다 보니 쉽지가 않다.
다행히 Sarah는 사투리도 안쓰고 발음도 좋아서 영어로 대화하기에는 좋은 상대다.
발음 교정도 해주고 ㅎㅎ sheet를 shit로 발음했더니 그러면 안된다고 한다.
Sarah가 가르쳐준 표현들을 정리해 놓고는 있는데, 앞으로 공부하면서 많이 써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영욱이 가게에서 일하는 Alex한테 are u 100% positive? 써먹었다.
이 표현은 많이 써봐서 안 잊어버릴 것 같다.

지금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은 그린비리 축제가 있어서 돌아댕기고, 영욱이 가게에서 일 도와주고,
밤에는 볼링치고, 아이스크림 먹고 집에와서 샤워하고 이걸 쓰고 있다.
몸이 노곤하다.
잠을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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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환승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서,
영어도 안되면서 무작정 시내로 나갔다.

보통 미국에는 대중교통이 상당히 불편한 곳이 많다고 하는데
뉴욕이랑 샌프란시스코는 상대적으로 대중교통이 쓸만하다고 한다.

여하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는 bart라고 하는 지하철 같은게 다녀서 downtown까지
편하게 나갈 수 있다. (내가 내린역이 powell이란 역이었는데 8.1불 인것을 보면 싼 건 아닌듯 하다.)


<bart ticket>

30분쯤 타고 나가서 powell역에서 내리면
위로 올라가자마자 바로 케이블카가 타주세요 하고 기다리고 있다.
내가 원래 레이싱 게임을 좋아해서 이것저것 많이 했었는데,
그가운데 미드타운 매드니스2에 런던하고 샌프란시스코 맵이 있어서 했던 기억이 난다.
그냥 자유롭게 운전하면서 주변 구경하는거 좋아해서 자주 했었는데...
그 때 게임을 하면서 이 동네는 무슨 언덕이 이렇게 많냐 -_-;
이렇게 생각했는데 여길 실제로 와볼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다.
케이블카 타고 가면서 봤더니 정말 평지가 없다.
주차된 차도 앞바퀴가 인도쪽으로 다 돌아가 있다.
운전 달인들만 사는 동네인거 같다.

신기한건 케이블카의 케이블이 위에 있는게 아니고 지하에 박혀있다는 거다.
그래서 레일만 보이고 위에 줄은 보이지 않는다.
도로도 따로 있는게 아니라 그냥 차들하고 같이 다닌다.
차들이 받는 신호도 다 똑같이 받고 기다린다.
종점에는 케이블카 자체 방향을 한바퀴 돌려서 다시 운행한다.
그래서 종점을 turn around라고 한다고 어디서 줏어 들은거 같다.
동력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던데 누가 알려주는 사람이 있어야 말이지;;


<케이블카 돌리는 모습 - 사람 힘으로 돌린다>

케이블카의 노선은 3가지인데, 그중 가장 볼만하다는 powel <-> hyde 라인을 타보았다.
근데 관광객만 타는게 아니고 중간에 사람들이 많이 타고 내린다.
교통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비용은 5불인데 5불 가치는 하는 것 같다. 첨에 갈 때는 안쪽에 앉아서 봤는데,
두번째에 올 때 밖에서 보니까 안에서 보는거랑은 많이 다르다.
이왕 볼꺼면 밖에서 보는거 추천!

케이블카 타고 hyde까지 가는 와중에는 샌프란시스코의 언덕길과 거리를 구경하면 되고,
종점인 hyde에 도착해서는 fisherman's wharf를 보면 된다.
fisherman's wharf가 pier39인 것 같다.
거기도 가면 음식점들 옷가게, 게임, 기타 등등 있는 곳이다.
무슨 옛날 게임기 갔다 놓고 돈넣고 해보라는 집도 있는데, (입구에 admission free라고 낚아놨다)
오락실이 당연히 입장료가 없어야지 장난하나 -_-;
신기한게 미국애들은 그걸 돈넣고 한다는 거다.
난 물론 단 한판도 안했다.
골동품 게임기계 재미도 없는 것이던데 왜 하지????


<Hyde Station>

갈매기, 까마귀, 정체불명의 새들이 무지막지하게 많다.
사람들을 겁내지도 않는다. -_-;
맨날 뭘 먹는지 날아다니는 시간보다 걸어다니는 시간이 훨씬 많다.
옛날에 교도소로 쓰였다던 알카트로즈 섬도 보이고, 금문교도 보인다.
미국이 첨이라 팁문화도 잘 모르고 해서 식당은 못들어가고, 길거리 음식점에서 사먹었는데,
맛은 없고 양은 무지 많고, 사이다는 수돗물 타고,
앞으로 여기서 먹고 살일이 걱정이다 -_-;;


<pier39에서 보이는 알카트로즈 섬>

올 때는 반대로 powel방향 케이블카를 타고 와서 샌프란시스코 공항으로 bart를 타고 갔다.
여러 노선이 있어서 헷갈리는데 다른거 타면 공항에 안가니 주의해야한다. -ㅁ-

bart이야기가 나오니 생각나는데, 미국은 참 거지가 많은 나라인것 같다.
티켓 뽑다가 옆에서 거지가 돈달라길래 무시했는데, 자기몸에 손대지 말라고 욕하고 난리났다.
더러워서 닿기도 싫었는데 혼자 오바야.
총맞을까봐 무서워서 대꾸는 못하고 걍 가긴 했는데,
근데 내가 chinese같이 생겼나 ㅋㅋ
내가 못알아 듣는줄 알고 욕 구성지게 하던데 -_-;;
너는 뒤져서 중국으로 돌아간다고 ㅋㅋㅋㅋㅋ
난 욕은 잘 알아듣는데 말이지.
한국에서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서 좀 황당하긴 했다.
거지가 돈 안준다고 욕하는 상황을 내가 못본건가??

소요시간은 bart타고 나가는데 대략 30분, 케이블카 기다리는데 20분 ~ 1시간, 케이블카 타는데 20~30분 정도,
둘러보는것은 마음대로 시간 조절.
나는 마지막에 powel로 가는 bart를 기다리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대략 5시간 ~ 6시간정도 놀다 온듯.
곧 비행기 타야되는데 피곤해 죽겠다.
잘됬지. 잠도 잘 못자는데 그냥 골아떨어지겠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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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쁘다.
원래 바쁜척 잘하는 나이지만, 이번에는 정말이다.

몸도 바쁘고, 마음도 바쁘고, 되는일은 없고;

몸은 이일 저일 하느라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고,
머리속에서는 뭐해야되는데 뭐해야되는데 이런 생각만 하고 있고,
일처리를 꼼꼼하게 못하고 바쁘게 바쁘게만 하다보니,
결과도 영 신통찮다.

박사논문 발표가 이제 2주남짓 남았다.
말도 안통하는 해외에서 박사학위 받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말 잘통하는 여기서도 힘이 든다.
나중에 지나놓고 보면 지금 아둥바둥 하는게 별거 아닌거 처럼 느껴지겠지만,
지금은 결과 하나에 일희일비할 수 밖에 없다.
데드라인이라는게 얼마나 스트레스를 주는지 이번에 새삼 느낀다.
원고 마감에 시달리는 작가나 만화가의 심정을 조금은 헤아릴 수 있겠다.

기나긴 대학원 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다가오다보니 이런저런 걱정이 많이 된다.
연구 열심히 해서 실적도 많이 쌓아야겠고,
돈도 벌어야겠고,
건강관리도 잘 해야할테고,
인간관계도 잘 유지해야겠지.
박사 마칠 때쯤이면 뭔가 가닥이 잡힐거라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앞으로 보이는게 없다 -_-; 당장 논문발표 데이터도 안나오는판에;

그런데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이 상황을 여유있게 즐기고 싶다.
마음만.

Ph.D의 길은 참 멀고도 험하구나.

근데 시간을 다시 돌린데도 난 이 길을 택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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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어른이 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던 때가 있었다.
남한테 의지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일을 하는 모습이 그때는 멋져 보였나보다.
애들은 뭘 할려고 해도 어른들 도움 없이는 안되니까.
그런데, 내가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는 건,
어른이 되어도 자기가 하고 싶은일을 하면서 사는게 그렇게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사회라는 곳은 철저하게 제로섬 논리가 적용된다.
남을 밟고 일어서야 내가 웃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사회에서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다보면, 그저 나이만 먹을 뿐이다.

막 대학에 들어왔을 때, 지금 내 나이의 형들을 보고 참 나이 많은 아저씨들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신입생들이 날 그렇게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현기증이 나네 -_-;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그동안 나이만 먹어버린 것 같다.

이건 그냥 내 생각인데, 스무살 넘어서부터는 나이를 먹어도 그다지 변하는게 없을거 같다.
단지 살아가면서 얻은 여러 경험 때문에 겁이 많아질테고, 자기 나이에 어울리는 (남들이 기대하는)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겠지. 그렇게 하나 둘 평범한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다.

나이를 먹어도 젊게 산다는 사람들이 있다.
선택이 자유롭고, 꿈을 쫒아 사는 사람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그렇게 살지 못한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들을 보고 나잇값 못한다고 투덜댈 뿐이다.
그 나잇값이라는게 결국 주변사람들이 만들어낸 시선일 뿐일진데.

어떻게 사는 것이 옳게 사는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나이를 먹어도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사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나도 행복한 사람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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