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중한 서른 둘의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상대성이론이 여기도 적용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늙어서 생체 대사 속도가 느려져서 그런지 시간은 참 빨리도 간다.

벌써 한학기가 끝나고, 2학기 개강도 이제 한달남짓 남았다.


요즘 무지하게 덥다.

집에서도, 차에서도, 학교에서도 에어콘만 틀어놓고 살다보니 코가 맹맹해서 감기 걸릴 것 같다.

건강 잘 챙겨야 되는데...

연구실에서 하루종일 병든닭처럼 모니터 보고 논문쓰고 있다.

실험하는게 쉬는거라던 포닥 때 교수님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는다.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는 요즘이지만,

작년보다는 올해가 더 나아진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뿌듯하다.

올해엔 나의 첫제자가 생겼고,

처음으로 내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논문도 나왔고,

얼마되진 않지만 연구과제도 하나 시작했다.


지금 여기는 한강이 바로 앞에 내려다 보이는 호텔이다.

시설이 구린 것 빼고는 전망은 나무랄데가 없다.

9시까지 일하고, 방에 들어오니 할게 없다.

노트북 들고 오길 참 잘한 것 같다.

브레이킹 배드 봐야되는데, 정신이 혼미해서 내가 마약한 것 같다.

너무 일을 열심히 했나 -_-;;

오늘 여기서 우리 학교에 계시다가 세명대 한의대로 가신 임교수님을 만났다.

내게는 은사님이신데,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면서 도움 많이 주라고 말씀하셔서,

내가 좀 부끄러웠다. 아직 많이 부족한데 운좋게 자리를 잡아서 과분한 대접을 받는 것 같다.


요즘 살면서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한다.

일에도 여유가 필요하고, 

인간관계도 조급함은 잠시 던져두고 여유를 가지고 자연스럽게 만들어가고 싶다.

인생은 타이밍! 

 

啐啄同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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