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블로그에 들른다.

늘 바빴지만, 최근에는 그 정도가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학위과정 중에도 날을 샌적은 없었는데, 연구실에서 아침에 해 뜨는 것을 보았다.

교육과 연구에만 전념하는 교수가 되고 싶으면 정말 미국으로 가야하나보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지금 이런 생활이 즐겁다.

내가 다른 이에게 중요한 사람으로 여겨진다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올해부터 영어강의를 시작했다.

첫시간에 수업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오리엔테이션으로 A4 한장 정도 대본을 만들어서 외웠는데,

한챕터 말하고는 막혀버렸다. 머리는 백지장처럼 하얘지고, 등뒤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고...

공개강의할 때도 안떨었는데, 나는 긴장같은 건 안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지금은 그냥저냥 하고는 있지만, 

학생들이 얼마나 내 말을 이해하는지는 물음표다.

강의평가를 보고 2학기 때는 뭔가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사실 영어강의가 부담이 되는건 사실이지만, 영어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어서 좋기도 하다.

나이브한 나란 사람은 스스로 노력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기에...


올 봄은 날씨가 참 좋은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바쁠 때 여유가 찾아왔다.

한국에 온 뒤로 봄에 돌아다닌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여기저기 다녀서 봄기운을 많이 느낀 것 같다.

난 사계절 중에 가을만 좋아했었는데,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봄도 마음에 든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이성적이 되어 간다고 생각했는데,요즘 심장이 뛰는 걸 느낀다.

다시오지 않을 서른셋의 봄. 행복함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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