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

어김없이 퇴근을 알리는 애플워치의 알람이 울린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는 일상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장모님 찬스로 아이 유치원 하원시간에 맞춰진 이 알람을 무시하고 있다.

덕분에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써본다.

감사합니다 장모님.

 

#1

2021년은 비대면으로 시작해서 비대면으로 끝난 한 해였다.

코로나가 만든 물리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람 사이의 마음의 거리도 그만큼 멀어지게 만든 것 같다.

다들 비슷하겠지만, 인간관계의 범위가 점차 좁혀지고 결국에는 가족만 남았다.

그럼에도 이런저런 이유들로 작년에는 후에 곱씹을만한 가족과 함께한 선명한 추억들을 많이 만들지 못했다.

흐리멍텅한 시간을 보낸 것 같아서 아쉽고 또 아쉽다.

 

#2

아직 코로나가 끝난 건 아니지만 일상이 점점 회복되고 있다.

학교에서도 이번 학기부터 대면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캠퍼스에 돌아다니는 활기찬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내 에너지도 무선충전되는 느낌이다.

연구실에서 모니터 들여다 보고 있으면 금새 방전되기는 하지만 =_=;;

 

#3

참 감사하게도 올해부터는 학과장을 내려놓게 되었다.

임용되고 10년동안 쉼없이 달려오기만 한 것 같은데, 이제야 비로소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있다.

그동안 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은 없었는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한다.

올해는 나에게 ','의 한 해가 될 것 같다.

 

창밖을 보니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

새로운 해로 바뀐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봄이 온 모양이다.

陰陽消長의 섭리대로 지난했던 의 시간이 가고 이제 의 시간이 오고 있다.

학기 초 느껴지는 설레임 가득한 봄의 기운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갑다.

 

'Note > private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단했던 2020년을 마무리하며  (0) 2020.12.28
2020 원더키디  (0) 2020.01.13
올 한해를 돌아보며  (0) 2018.12.27
2017년의 일기  (0) 2017.12.31
또 한해가 저물어간다  (0) 2016.12.22

+ Recent posts